⚽ [대표팀] 김민재 “수비수들 불쌍하다”…모레노는 “11명 모두 뛰었다”

경기가 끝난 뒤 가장 강한 말을 남긴 사람은 김민재였다.
한국은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에콰도르전 3-0 승리 뒤 우루과이에 1-4로 크게 졌고, 베네수엘라전에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김민재는 경기 뒤 수비라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표현도 꽤 강했다. “수비수들이 불쌍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대표팀의 최근 경기 흐름은 국가대표팀 경기 점검에서도 함께 볼 수 있다.
**0-0이었지만 편한 무실점은 아니었다**
스코어만 보면 무실점 경기다.
내용은 달랐다.
한국은 베네수엘라에 슈팅 수 7-12로 밀렸다. 상대가 골대를 때린 장면도 있었고 송범근의 선방이 필요한 순간도 있었다.
김민재가 넓은 지역을 커버하며 여러 번 위험을 끊었다.
상대 공격수가 뒷공간으로 뛰면 김민재가 따라갔고, 측면에서 공이 넘어오면 다시 중앙을 메웠다.
수비라인 입장에서는 계속 뒤로 뛰어야 하는 경기였다.
한국이 공을 잃은 뒤 첫 압박에서 끊어주지 못하자 공격이 곧바로 포백 앞으로 넘어오는 장면도 반복됐다.
김민재가 경기 뒤 답답함을 드러낸 이유가 여기 있었다.
**교체 뒤 감독과 이야기, 벤치에서는 축구화 던졌다**
김민재는 후반 35분 김태현과 교체됐다.
벤치로 들어가기 전 모레노 감독과 꽤 강한 어조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자리로 돌아간 뒤에는 축구화를 벗어 바닥에 강하게 던졌다.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그 장면만 보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경기 뒤 인터뷰를 들어보면 이날 대표팀 전체의 경기 방식에 답답함을 느낀 건 분명했다.
김민재는 포백이냐 스리백이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수비수 몇 명이 뒤에서 버티는 게 아니라 공격수와 미드필더까지 같이 싸워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다 같이 머리 처박고 뛰어야 한다.”
말이 세긴 했지만 요지는 단순했다.
수비를 수비수들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모레노는 다른 평가를 내렸다**
모레노 감독은 김민재의 말을 막지는 않았다.
김민재가 대표팀에서 중요한 선수이고, 뒤에서 팀을 끌고 가는 선수인 만큼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한 가지는 동의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모레노는 경기 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11명이 모두 뛰었다”고 말했다.
피지컬 데이터에서도 선수들이 충분히 움직였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우루과이전보다 수비 전환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김민재와 모레노 감독이 같은 경기를 보고도 다른 부분을 본 셈이다.
김민재는 실제 경기에서 수비라인이 느낀 부담을 얘기했고, 모레노는 팀 전체 이동 거리와 전술 수행 데이터를 근거로 반박했다.
**뛴 거리와 수비가 잘됐다는 건 다른 이야기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많이 뛰었다’와 ‘잘 같이 뛰었다’를 구분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많은 거리를 뛰어도 압박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상대는 쉽게 빠져나간다.
전방 공격수는 압박했는데 중원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 사이 공간이 열린다.
반대로 미드필더가 올라갔는데 수비라인이 같이 전진하지 않으면 또 다른 공간이 생긴다.
김민재가 말한 것도 결국 그 부분에 가까워 보인다.
개별 선수가 안 뛰었다는 얘기보다 팀이 한 덩어리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모레노 감독 역시 전술적으로 원하는 흐름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두 사람의 말이 완전히 반대만은 아닌 이유다.
**4-4-2는 그대로였다**
모레노 감독은 이번에도 기본적으로 4-4-2를 들고 나왔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최전방에 섰고 김민수, 황인범, 박진섭, 이강인이 중원에 배치됐다.
수비는 조현택, 김민재, 이한범, 설영우.
골키퍼는 송범근이었다.
에콰도르전에서는 이 전형이 잘 먹혔다.
후반 들어 오현규와 손흥민이 연속 득점했고 한국은 3-0으로 이겼다.
우루과이전부터 문제가 드러났다.
1-4로 무너졌고 베네수엘라전에서도 공격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손흥민과 오현규까지 공이 제대로 가지 않았고 이강인 역시 오른쪽에서 고립되는 시간이 길었다.
모레노 감독은 4-4-2 자체만 고집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공격할 때는 스리백 형태로 빌드업하고 수비할 때 포백으로 돌아가는 움직임도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전반보다 후반이 나았지만 골은 없었다**
모레노 감독은 전반 베네수엘라의 압박 방식이 예상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상대가 전방에 여섯 명을 두는 듯한 강한 압박을 가져오면서 한국의 빌드업이 계속 끊겼다.
하프타임에 위치를 조정했다.
후반에는 전반보다 공을 앞으로 가져가는 장면이 늘었다.
그래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오현규와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좋은 공을 받는 장면 자체가 많지 않았다.
대표팀이 볼을 오래 소유해도 상대 수비를 흔드는 패스는 부족했다.
결국 90분 동안 한 골도 만들지 못했다.
**3경기 1승1무1패**
모레노 체제 출발은 꽤 극단적이다.
에콰도르전에서는 3-0으로 이겼다.
우루과이에는 1-4로 크게 졌다.
베네수엘라와는 0-0.
3경기에서 1승1무1패다.
스코어보다 경기 내용 차이가 더 크다.
잘 풀릴 때는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이 살아나는데, 상대가 한국의 빌드업을 강하게 막으면 공격이 갑자기 답답해진다.
모레노 감독도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라고 했다.
부임 이후 제대로 한 훈련이 여섯 차례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래도 대표팀 팬들이 원하는 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보다 경기장에서 보이는 변화다.
**김민재 발언이 더 크게 들린 이유**
김민재는 대표팀에서 말을 자주 세게 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래서 이번 발언이 더 크게 받아들여졌다.
특히 “7-0, 9-0으로 이겨도 이런 경기라면 기쁘지 않을 것 같다”는 취지까지 이야기했다.
결과보다 경기 방식에 불만이 있다는 뜻이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계속 뒤에서 위험을 막아내는데 앞쪽에서 압박이 풀리면 체력도 빨리 소모된다.
김민재는 소속팀 바이에른에서도 높은 수비라인을 경험한 선수다.
전방부터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높은 라인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답답했을 수 있다.
**남은 건 우즈베키스탄전**
이번 4연전의 마지막 경기는 6일이다.
한국은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경기 일정은 대표팀 A매치 중계 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레노 감독에게는 꽤 중요한 경기다.
에콰도르전 승리 뒤 우루과이전과 베네수엘라전에서 경기력이 꺾였다.
우즈베키스탄전까지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면 4-4-2와 선수 배치에 대한 이야기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전방 압박과 수비 간격이 정리되면 김민재가 말한 문제도 어느 정도 줄어든다.
**이번엔 결과보다 경기 방식이 더 중요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이 더 먼저 보여줘야 할 건 팀이 같이 움직이는 장면이다.
누가 몇㎞를 뛰었느냐는 경기 뒤 데이터다.
그보다 중요한 건 같은 순간에 같이 뛰었느냐다.
공격수가 압박을 시작할 때 미드필더가 올라오고, 수비라인도 같이 전진해야 한다.
공을 빼앗겼을 때 가까운 선수가 즉시 붙고 나머지가 공간을 막아줘야 한다.
그게 되면 김민재가 혼자 넓은 범위를 커버할 일도 줄어든다.
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과 모레노 체제 변화는 축구대표팀 후속 이야기에서 이어서 볼 수 있다.
네오티비 하기자 : 김민재가 경기 뒤 화가 난 건 0-0이라는 숫자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비라인이 계속 상대 역습을 막아내는 동안 팀 전체가 같은 타이밍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느낀 듯했다. 모레노 감독은 피지컬 데이터를 근거로 “11명이 모두 뛰었다”고 했지만, 축구에서는 많이 뛰는 것과 같이 뛰는 게 조금 다르다. 이제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그 차이가 줄어드는지 봐야 한다. 김민재가 뒤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경기라면 스코어가 어떻든 대표팀이 원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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